올해 들어 아파트내 구내 배선 시스템에 변경없이 인터넷 속도를 100 Mbps에서 300~500 Mbps로 순식간에 올려주는 기술들이 국내에서 개발되어 연내 상용화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거의 10년에 가깝게 100 Mbps에 묶여 있었는 데, 오랜만에 들리는 낭보네요. 이 글에서는 이 서비스들이 무엇이고 어떤 구내 배선시스템 환경에서 적용되는 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배경을 생각해 보지요.
현재 국내 통신 3사는 스타벅스같은 Hot-Spot에서 기가 와이파이 서비스(801.11ac)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측정해보면 250~400 Mbps 정도의 속도가 나옵니다. 이를 위해 통신사들은 AP가 접속하는 유선 액세스망을 1Gbps로 증설했고요. 하지만 일반 가정은 유선 최고 속도가 100 Mbps이기 때문에 기가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댁내 기가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유선 액세스 속도가 수백 Mbps는 나와야 하겠지요.
KT와 SKB가 올해 9월부터 개시하는 4K UHD IPTV 서비스도 품질에 걱정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품질 측정 사이트인 벤치비에 따르면, 최대 속도가 100Mbps인 VDSL2의 경우 실제 평균 속도는 40~70 Mbps 정도 (KT)이며, 역시 최대 속도가 100 Mbps인 광랜과 FTTH의 경우도 40~80 Mbps (KT, SK Broadband, LG U+ 모두)입니다. 4K UHD 서비스가 15~30 Mbps의 대역폭을 필요로 하므로 한 집에 TV가 보통 복수대 있는 가정은 안정적인 품질 보장에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요.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나라의 통신 3사들은 아파트 거주 세대를 대상으로 기존의 전화선 기반 (VDSL2)과 UTP 기반 (Cat5/Cat5e)의 100 Mbps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를 300~500 Mbps로 향상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사의 전략의 공통점은 기존 아파트에 설치된 케이블 선로의 교체 없이 새로운 액세스 기술을 사용하여 인터넷 속도를 3~5배로 빠르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KT 관계자분에 의하면, "건물내 케이블은 모두 건물주의 소유물이고, 주민들의 협상-동의를 걸쳐서 돈을 내고 깔아야 하는 매우 힘든 작업입니다. GiGA Wire 기술은 그러한 절차 없이 신속한 속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라고 하시네요).
♦ 먼저 KT의 GiGa Wire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림 1. KT의 GiGA Wire 서비스 구성도 (제공: KT)
KT는 기존 전화선 (1 pair)상으로 300 Mbps이상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해주는 GiGA Wire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20~30년전에 지은 - 전화선만 각 세대에 인입되어 있는 - 오래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세대도 초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지요.
GiGA Wire는 ITU-T G.hn 표준 (Line modulation: OFDM/DMT, Duplexing: TDD) 기반으로 KT의 특허 기술이 가미된 기술로 Marvell사가 칩을 개발하고 국내 ubiQuoss가 시스템 (GAM: G.hn Access Multiplexer ~ xDSL로 보면 DSLAM에 해당, GNT: G.hn Network Terminal ~ xDSL로 보면 모뎀에 해당)을 개발했습니다. 아래 Marvell사의 G.hn 성능 그래프를 보면 100m에서 대략 500 Mbps정도 나오네요.
KT는 Crosstalk, 노후화된 구내 배선망 등으로 인한 실환경에서의 속도 저하를 고려해 300 Mbps 정도로 서비스 컨셉을 잡은 것 같습니다. KT는 GiGA Wire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요금제를 어떻게 할 지 궁금하네요).
그림 2. 유비쿼스의 G.hn 장비와 거리에 따른 성능 (Source: Marvell and ubiQuoss)
♦ SK Broadband와 LG U+는?
SKB와 LG U+의 타켓은 KT와 좀 다른데요, 전화선 번들만 설치되어 있는 예전에 만들어진 아파트말고 그 이후에 만들어 졌거나 자신들이 돈을 들어 추가로 UTP 케이블링을 해놓은 아파트들이 대상입니다. 즉, CAT5 케이블이 설치되어 있는 아파트들입니다. 500만 세대가 넘는다고 하네요. 물론 Cat5e 케이블이 배선되어 있는 아파트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1Gbps은 4-pair (Cat5e)가 필요하고 100 Mbps는 2-pair (Cat5)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광랜이라고 하는 서비스는 아파트 각 세대에 4-pair가 인입되고 이중에 1-pair는 전화 (POTS폰), 2-pair가 인터넷 (100Mbps)용으로 사용됩니다. 1Gbps를 쓰려면 4-pair를 다 사용해야 하고 케이블도 Cat5e이어야 해서 추가 케이블링이 요구됩니다.
SK Broadband와 LG U+는 추가 배선 공사없이 100 Mbps 이상의 인터넷 속도를 제공해주기 위해 기존처럼 Cat5 케이블 2-pair만을 이용해 500 Mbps의 속도를 제공해주는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100m거리에서 상하향 대칭형 500Mbps). 물론 표준은 아닙니다. SKB는 HFR이 장비를 개발했고 LG U+는 다산과 유비쿼스가 개발했습니다.
그림 3. 유선 액세스망의 혁신 - 2-pair로도 500 Mbps 속도 제공
KT는 전화선만 배선되어 있는 아파트들까지 기가급으로, SK Telecom과 LG U+는 UTP 배선이 되어 있는 아파트들만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역시 유선은 KT가 큰 형님이네요.
거의 10년에 가깝도록 정체되어 있던 우리나라 초고속 인터넷이 조만간 기가급으로 진보하는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모든 집마다 광케이블을 인입해주는 FTTH으로 가겠지만 배선공사가 어려운 오래된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배선 공사없이 수백Mbps의 속도를 제공하려는 우리 나라 통신 3사가 참 대단합니다.
출처 : http://osmanias.com/bbs/board.php?bo_table=newest&wr_id=2645